IR 차단율
Infrared Rejection — 필름을 붙인 유리가 적외선(열선)을 얼마나 막는지 나타내는 비율. 어느 대역을 어떤 유리 위에서 재느냐에 따라 같은 필름에서도 값이 달라진다
정의
IR 차단율(Infrared Rejection)은 필름을 붙인 유리가 적외선을 얼마나 차단하는지 나타내는 비율이다. 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피부에 닿으면 뜨겁게 느껴지는 빛이라 흔히 열선이라고도 부른다. 틴팅 상담에서 "열차단 몇 %"라고 말할 때 가리키는 것이 대개 이 값이다.
문제는 이 이름 아래 실제로는 서로 다른 여러 지표가 섞여 쓰인다는 점이다. 적외선 중 어느 구간을 재느냐, 필름만 재느냐 유리에 붙여 재느냐에 따라 같은 필름에서도 값이 크게 달라진다. 그래서 IR 차단율은 숫자 하나로 존재하지 않는다. 지표 이름과 측정 조건이 함께 있어야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핵심: "열차단 96%"라는 문구만 보고 제품을 고르면 안 된다. 어느 지표인지가 함께 적혀 있어야 하고, 실내가 얼마나 시원해질지는 적외선만이 아니라 태양에너지 전체의 차단율(TSER)로 보는 것이 맞다. UV 차단율이 농도와 무관한 것처럼, IR 차단율도 어둡기와는 별개의 숫자다.
한 필름에 붙는 세 개의 숫자
제조사 스펙시트를 열면 열 관련 항목이 보통 셋 나온다. 셋 다 백분율이라 비슷하게 보이지만 재는 범위가 다르다.
| 지표 | 무엇을 재나 | 흔히 보이는 값 |
|---|---|---|
| IRR 적외선 차단율 | 적외선 중 좁은 구간. 한 제조사는 900~1,000나노미터 대역, 다른 제조사는 1,025나노미터 한 점을 잰다 | 90%대가 흔하다 |
| IRER 적외선 에너지 차단율 | 780~2,500나노미터 적외선 전 대역. 유리와 필름이 흡수한 뒤 실내로 다시 내보내는 열까지 차감한다 | 같은 필름에서 60~70%대로 내려온다 |
| TSER 총 태양에너지 차단율 | 자외선 + 가시광선 + 적외선 전체. 국제 규격(ISO 9050)에 따라 유리에 붙인 상태로 잰다 | 대개 셋 중 가장 낮다 |
한 제조사의 실제 제품 한 장을 예로 들면, 같은 스펙시트에 IRR 96% · IRER 70% · TSER 61%가 나란히 적혀 있다. 거짓이 하나도 없다. 96%는 특정 파장에서, 70%는 적외선 전 대역에서, 61%는 태양에너지 전체에서 막아낸 몫이다. 광고에는 이 중 가장 큰 숫자만 나온다.
왜 좁은 구간 값이 유독 높게 나오느냐는 필름의 원리와 관련이 있다. 세라믹 입자나 금속층이 가장 잘 막는 파장 구간이 있고, 그 구간만 골라 재면 90%가 넘는 값이 나온다. 그러나 태양이 보내는 적외선은 그 구간 바깥에도 넓게 퍼져 있어 전 대역으로 넓히면 값이 내려온다. 지표 하나하나의 정의와 제품 사례는 세라믹필름 문서의 「열차단 수치 읽는 법」에 표로 정리돼 있다.
측정 조건이 값을 바꾼다
지표 이름이 같아도 값이 다를 수 있다. 조건이 두 가지 더 붙기 때문이다.
유리를 끼우고 재느냐
필름 단독으로 재는 값과 유리에 붙인 채 재는 값은 다르다. 유리 자체가 적외선의 일부를 막고, 필름이 흡수한 열을 유리가 다시 실내로 전달하는 몫도 생긴다. 어떤 제조사는 IRR을 유리 없이 재고, 어떤 제조사는 3밀리미터 맑은 유리에 붙여 잰다. 이 차이가 밝혀지지 않은 채 숫자만 옮겨지면 비교가 성립하지 않는다.
어떤 유리인가
같은 "유리에 붙인 상태"라도 맑은 유리와 녹색이 도는 순정 유리는 결과가 다르다. 자동차 옆유리는 대개 색이 살짝 들어간 강화유리라, 맑은 유리 기준으로 나온 스펙과 실제 차에서의 성능은 또 벌어진다. UV 차단율 문서에서 다룬 기준 유리 문제가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비교가 성립하는 조건: ① 같은 지표(IRR끼리, TSER끼리) ② 같은 기준 유리 ③ 같은 농도대. 이 셋이 맞지 않으면 두 제품의 숫자를 나란히 놓는 것 자체가 틀린 비교다. 스펙표에 기준 유리가 안 적혀 있으면 그 숫자는 다른 제품과 비교할 수 없는 값으로 보는 편이 안전하다.
어둡기와의 관계
"어두운 필름이 시원하다"는 통념은 절반만 맞다. 제조사 스펙시트가 이를 직접 보여준다.
한 제조사의 같은 세라믹 제품군을 VLT 5%부터 55%까지 늘어놓으면, IRER은 전 구간 같은 값으로 적혀 있다. 적외선을 막는 일은 필름 속 세라믹 입자가 하고, 어둡기는 가시광선을 얼마나 통과시키느냐의 문제라 서로 다른 요소다. 적외선 차단만 놓고 보면 어둡게 할 이유가 없다.
반대로 같은 VLT 5%에서도 필름 종류에 따라 IRER이 70%에서 11%까지 갈린다. 염색으로 어둡게만 만든 필름은 아무리 까매도 적외선을 거의 못 막는다. 어둡기와 열차단은 별개의 축이다.
다만 TSER로 가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가시광선도 에너지를 나르므로, 가시광선을 더 막는 어두운 필름은 TSER이 조금 더 올라간다. 즉 세라믹 기술로 버는 몫은 밝기와 무관하게 고정이고, 그 위로 더 차단하려면 결국 어둡게 하는 수밖에 없다. 앞유리처럼 밝게 유지해야 하는 자리에서 세라믹 필름이 의미를 갖는 이유이자, 한계이기도 하다.
현실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틴팅 상담 연습을 시켜 보면 거의 모든 수강생이 처음엔 "이 제품은 열차단 95%짜리예요"라는 식으로 말한다. 필름 상자나 브로슈어에 그렇게 적혀 있으니 자연스럽다. 그런데 손님이 "그 옆 가게는 98%라는데요"라고 되물으면 답이 막힌다. 두 숫자가 같은 지표인지부터 모르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쓸 만한 습관은 하나다. 숫자를 말할 때 지표 이름을 붙이는 것. "IRR 95%, TSER은 55% 정도입니다"라고 말할 수 있으면 다른 가게의 98%가 어느 지표인지 되물을 수 있고, 손님에게 왜 숫자가 다른지 설명할 수 있다. 이것이 되는 시공자와 안 되는 시공자는 손님 앞에서 신뢰도가 확연히 갈린다.
무엇을 봐야 하나
실내 온도에 관심이 있다면 TSER을 본다. 적외선만이 아니라 가시광선이 나르는 열까지 포함한 값이라 체감과 가장 가깝다. 업계 단체도 적외선 수치만 앞세우지 말고 총 태양에너지 차단율을 표기하라고 제조사에 권하고 있다. IR 차단율은 "이 필름이 세라믹·금속 기술로 얼마나 벌었나"를 보는 보조 지표로 읽으면 알맞다.
수치가 없는 제품
스펙시트에 지표별 수치와 기준 유리가 나오지 않는 제품도 시장에 많다. 그런 제품에 "열차단 99%"라고 적혀 있으면 그 숫자는 검증할 방법이 없다. 좋은 제품이 아니라는 뜻은 아니지만, 다른 제품과 숫자로 비교하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흔한 실수
- 지표 이름 없이 숫자만 비교하는 것 — IRR 96%와 TSER 61%는 같은 필름의 값이다. 다른 제품의 IRR과 이 제품의 TSER을 나란히 놓으면 틀린 비교가 된다.
- IR 차단율을 총 열차단으로 읽는 것 — 적외선은 태양에너지의 일부다. 가시광선이 나르는 열은 이 숫자에 없다.
- 기준 유리를 확인하지 않는 것 — 유리 없이 잰 값, 맑은 유리에 잰 값, 녹색 유리에 잰 값은 전부 다르다.
- 어두우면 당연히 시원할 거라 믿는 것 — 같은 VLT 5%에서도 IRER이 70%와 11%로 갈린다. 어둡기와 열차단은 별개의 축이다.
- "열차단"이라는 말을 자외선까지 뭉뚱그리는 것 — 자외선은 변색을, 적외선은 열을 담당한다. UV 차단율과는 따로 본다.
- 실내 온도 몇 도 하강을 단정하는 것 — 차 색, 유리 면적, 주차 방향, 외기 온도에 따라 전부 다르다. 필름 성능 수치가 곧 실내 온도 보장은 아니다.
여담
- 적외선 차단 숫자가 여러 갈래로 늘어난 것은 측정기기의 보급과도 관련이 있다. 시공점에서 손에 들고 재는 휴대용 계측기는 대개 특정 파장 한 점에서 투과율을 잰다. 그 자리에서 눈앞에 보여줄 수 있는 숫자라 설득력이 있지만, 그 값은 스펙시트의 전 대역 값과 다른 물건이다. 같은 필름을 두고 계측기가 95%라고 찍었는데 스펙시트는 65%라고 적혀 있는 일이 여기서 생긴다.
- 업계에서는 IRR·IRER·TSER 외에 제조사마다 자기 방식의 이름을 하나씩 더 쓰는 경향이 있다. 어떤 회사는 "SIRR"처럼 자사 정의의 약자를 만들어 쓴다. 약자가 늘수록 소비자는 헷갈리지만, 그만큼 "우리 값이 다른 회사와 다르게 잰 것"임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 "열선"이라는 말은 자동차 뒷유리의 김 서림 제거용 전열선을 가리킬 때도 쓴다. 틴팅 현장에서 "열선"이 나오면 적외선인지 뒷유리 전열선인지 문맥으로 가려야 한다. 뒷유리 필름 시공 때 전열선을 긁어 끊는 사고와 적외선 이야기는 전혀 다른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