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티
Putty — 판금 후 남은 미세한 요철을 메워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충전재
정의
퍼티(Putty)는 판금 작업 후 금속 패널에 남은 미세한 요철과 파임을 메워, 도장을 올릴 수 있는 평탄한 면을 만드는 충전재다.
현장에서는 "빠데"라고 부르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일본어 표기가 굳어진 것인데, 교육 현장에서도 실습 중에는 대부분 이 말이 나온다.
위치로 보면 판금과 프라이머 사이다. 판금으로 큰 형태를 잡고, 퍼티로 미세한 면을 잡고, 그 위에 도장이 올라간다.
핵심: 퍼티는 "구멍을 때우는" 재료가 아니라 면을 만드는 재료다. 파인 곳을 채운다는 감각으로 접근하면 표면이 울퉁불퉁해지고, 형태를 다시 만든다는 감각으로 접근해야 면이 잡힌다.
원리
대부분의 퍼티는 2액형이다. 통에 든 주제(수지)와 별도 튜브의 경화제를 섞으면 화학반응이 시작돼 굳는다. 마르는 게 아니라 반응해서 굳는 것이라, 한 번 섞으면 되돌릴 수 없고 정해진 시간 안에 발라야 한다.
배합비는 제품마다 다르지만 경화제가 아주 소량 들어간다. 경화제를 많이 넣는다고 더 튼튼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응이 급해져 작업 시간이 사라지고, 굳은 뒤에도 무르거나 변색된다.
굳은 퍼티는 금속보다 훨씬 무르다. 이게 핵심이다. 깎아서 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충전재로 쓰인다. 판금만으로는 잡히지 않는 미세한 면을 퍼티로 살을 붙인 뒤, 샌딩으로 깎아 원하는 곡면을 만들어낸다.
비유: 벽에 못 자국이 났을 때 메움재를 바르고 마른 뒤 사포로 미는 것과 같다. 다르다면 자동차 패널은 평면이 아니라 곡면이라, 메우는 것보다 원래 곡선을 되찾는 것이 어렵다는 점이다.
퍼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하나 있다. 수축한다. 굳으면서,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조금씩 부피가 준다. 얇게 바르면 수축량도 미미해 문제가 없지만, 두껍게 바를수록 수축이 커져 나중에 그 자리만 꺼지거나 균열이 생긴다. 퍼티를 얇게 여러 번 올리는 이유가 이것이다.
종류
| 종류 | 형태 | 용도 |
|---|---|---|
| 폴리에스터 퍼티 | 2액형 | 가장 일반적. 경화가 빠르고 연마성이 좋아 대부분의 보수 작업에 쓴다 |
| 아연 퍼티 | 2액형 | 비교적 깊은 파임에 살을 붙일 때. 초벌 단계용 |
| 기스 퍼티 (마감용) | 1액 튜브형 | 샌딩 후 남은 미세한 구멍(핀홀)과 잔기스 마무리. 얇게만 쓴다 |
| 에폭시 퍼티 | 2액형 | 강도와 내수성이 필요한 부위 |
| 우레탄 퍼티 | 2액형 | 탄성이 필요한 부위. 범퍼 같은 플라스틱 소재 |
실무에서는 한 종류만 쓰지 않는다. 거친 퍼티로 형태를 잡고, 마감용 퍼티로 잔 결함을 정리하는 2단계가 일반적이다. 컴파운드를 초벌·중벌·마벌로 나눠 쓰는 것과 같은 발상이다.
플라스틱 범퍼에 금속용 퍼티를 쓰면 안 된다. 범퍼는 주행 중 미세하게 휘는데, 딱딱한 퍼티는 그 움직임을 못 따라가 갈라진다. 소재에 맞는 탄성을 가진 제품을 써야 한다.
작업 순서
- 면 정리 — 도장을 벗겨 금속을 드러내고 거칠게 샌딩한다. 매끈한 면에는 퍼티가 잘 붙지 않는다. 미세한 거칠기가 있어야 물리적으로 물린다.
- 탈지 — 기름과 오염을 걷어낸다. 유분 위에 바른 퍼티는 나중에 통째로 들뜬다.
- 배합 — 필요한 양만 덜어 경화제를 정해진 비율로 섞는다. 색이 균일해질 때까지 접듯이 섞는다. 휘저으면 공기가 들어가 기포가 된다.
- 도포 — 주걱으로 얇게 펴 바른다. 한 번에 다 채우려 하지 않는다.
- 경화 대기 — 제품이 정한 시간만큼 기다린다. 덜 굳은 상태로 샌딩하면 사포에 눌어붙고 면이 뜯긴다.
- 샌딩 — 거친 사포로 형태를 잡고 고운 사포로 마감한다. 반드시 샌딩 블록을 쓴다.
- 추가 도포와 반복 — 부족하면 다시 얇게 올리고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 확인 — 손바닥으로 쓸어 단차를 확인하고, 라이트보드나 비스듬한 조명으로 면이 곧게 나오는지 본다.
- 프라이머 — 면이 잡히면 프라이머를 올린다. 퍼티는 흡수성이 있어 그대로 색을 칠하면 얼룩진다.
핵심: 퍼티 작업의 8할은 바르는 게 아니라 깎는 것이다. 바르는 데 5분, 다듬는 데 한 시간이 걸리는 게 정상이다.
현실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퍼티는 실력 차이가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공정이다. 광택은 못해도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지만, 퍼티는 못하면 못한 티가 그대로 남는다. 완성된 차를 비스듬히 보면 그 패널만 면이 출렁인다.
초보자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벽
"메우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파인 자리를 채운다는 감각으로 작업하면 그 자리만 볼록해지고, 다시 깎으면 이번엔 오목해지는 반복에 빠진다. 원래 그 패널이 가졌던 곡선을 다시 만든다는 감각으로 넓게 봐야 면이 잡힌다.
손이 아니라 도구로 본다
초보자는 손바닥으로 만져보고 "평평하다"고 판단하는데, 사람 손은 완만한 굴곡을 잘 못 잡는다. 손 감각은 단차를 찾는 데는 쓸모 있지만 면이 곧은지는 판단하지 못한다. 그래서 샌딩 블록으로 밀어 접촉 흔적을 보거나, 조명을 비스듬히 비춰 면을 확인한다.
덴트와 갈라지는 지점
퍼티가 필요하다는 건 이미 도장을 벗겼다는 뜻이다. 그래서 재도장이 뒤따르고 비용과 시간이 커진다. 도장을 살릴 수 있는 상태라면 덴트 복원으로 처리하는 쪽이 낫다. 두 방법 중 무엇을 쓸지는 도장 손상 여부에서 갈린다.
양은 조금씩
한 번에 많이 개면 반드시 남는다. 남은 퍼티는 이미 반응이 시작돼 있어 버려야 하는데, 아까워서 계속 쓰다가 접착 불량을 만드는 경우가 흔하다. 조금씩 여러 번 개는 게 결과적으로 덜 버린다.
흔한 실수
- 한 번에 두껍게 바르는 것 — 겉만 굳고 속은 늦게 굳으면서 수축 균열이 생긴다. 기포도 갇힌다. 얇게 여러 번이 원칙이다.
- 남은 퍼티를 다시 쓰는 것 — 경화제를 섞은 순간부터 반응이 진행된다. 굳기 시작한 것을 다시 펴 바르면 접착력이 떨어져 나중에 그 부분이 통째로 들뜬다.
- 경화제를 눈대중으로 넣는 것 — 많이 넣으면 작업 시간이 사라지고 변색되며, 적게 넣으면 속이 안 굳어 샌딩 중에 뭉개진다.
- 샌딩 블록 없이 손으로 문지르는 것 — 손가락 압력이 고르지 않아 면이 물결처럼 울퉁불퉁해진다. 정작 본인은 손으로 만져 평평하다고 느낀다.
- 순서를 뒤집는 것 — 프라이머나 서페이서를 먼저 올리고 그 위에 퍼티를 바르면 접착이 약해 나중에 박리된다. 퍼티가 먼저고 프라이머가 나중이다.
- 덜 굳은 상태에서 샌딩하는 것 — 사포가 막히고 면이 뜯겨 나간다. 시간을 아끼려다 도포부터 다시 하게 된다.
- 탈지를 생략하는 것 — 기름 위에 바른 퍼티는 붙는 것처럼 보여도 결합이 안 된 상태다. 도장을 다 마친 뒤 그 부위가 통째로 뜬다.
- 플라스틱 범퍼에 금속용 퍼티를 쓰는 것 — 범퍼는 주행 중 휘는데 딱딱한 퍼티가 그 움직임을 못 따라가 갈라진다.
여담
- "빠데"는 영어 putty가 일본을 거치며 변형된 말이다. 자동차 정비·도장 용어에는 이런 경로로 굳은 표현이 유난히 많다. 표준 표기는 퍼티지만, 현장에서 빠데라고 하면 알아듣고 퍼티라고 하면 되묻는 경우도 있다.
- 중고차를 살 때 자석을 붙여보는 사람이 있는데, 퍼티를 찾으려는 것이다. 금속에는 자석이 붙지만 퍼티가 두껍게 들어간 자리는 잘 안 붙는다. 다만 요즘은 알루미늄 패널이 늘어 자석이 원래 안 붙는 차도 많아, 이 방법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워졌다.
- 퍼티를 최대한 얇게 쓰는 것이 좋은 작업이라는 원칙은 판금 실력과 직결된다. 판금으로 형태를 잘 잡아놓으면 퍼티가 조금만 필요하고, 판금을 대충 하면 퍼티로 메워야 할 양이 늘어난다. 퍼티가 두껍다는 건 앞 공정이 부실했다는 신호다.
- 퍼티 샌딩에서 나오는 분진은 매우 곱고 많다. 작업장이 온통 하얗게 되는데, 이 분진이 다른 차의 도장면에 앉으면 그 자체가 오염이 된다. 그래서 도장 공정과 샌딩 공정은 공간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