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막 두께
Paint Thickness — 철판 위에 올라간 도료층 전체의 두께. 마이크론(㎛) 단위로 재며, 광택으로 깎아도 되는 여유가 얼마나 남았는지 알려주는 숫자
정의
도막 두께(Paint Thickness)는 차체 철판 위에 올라간 도료층 전체의 두께다. 흔히 도장면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도료층의 표면을 가리키고, 도막 두께는 그 층이 아래로 얼마나 깊은지를 가리킨다. 단위는 마이크론(㎛, 1,000분의 1밀리미터)을 쓰고, 영미권 자료는 밀(mil, 약 25.4㎛)로 적는다.
광택 작업은 도료층 맨 위의 클리어코트를 아주 조금 깎아내는 일이다. 그러니 "얼마나 깎아도 되는가"는 곧 "지금 얼마나 남아 있는가"의 문제고, 그것을 알려주는 유일한 수단이 도막두께 측정기다. 눈으로는 도장이 얇은지 두꺼운지 알 수 없다.
핵심: 도막 두께는 광택을 시작하기 전에 재는 숫자다. 재지 않고 연마하는 것은 잔고를 모르고 돈을 쓰는 것과 같다. 순정 도장이라도 부위마다 두께가 다르고, 재도장된 패널은 겉으로 구분이 안 되기 때문이다.
무엇이 쌓여 그 두께가 되나
자동차 도장은 한 겹이 아니다. 아래에서부터 접착과 방청을 맡는 프라이머, 색을 내는 베이스코트, 맨 위의 투명한 클리어코트가 차례로 올라가고, 측정기는 이 셋을 합친 값을 보여준다.
| 층 | 역할 | 광택과의 관계 |
|---|---|---|
| 클리어코트 (상도) | 투명 보호막. 광택과 발색의 깊이를 만든다 | 광택이 깎는 유일한 층. 새 차 기준 35~60㎛ 안팎으로, 전체의 절반이 안 된다 |
| 베이스코트 (중도) | 실제 색상 | 여기가 드러나면 광택으로는 복구 불가. 재도장해야 한다 |
| 프라이머 (하도) | 철판과 도료의 접착·방청 | 광택과 무관하지만 두께에는 포함된다 |
합친 두께는 자료마다 조금씩 다르게 제시된다. 계측기 제조사 자료는 순정 도장을 대략 100~180㎛(4~7밀)로 잡고, 다른 자료는 75~200㎛를 건강한 범위로 본다. 같은 차 안에서도 편차가 크다. 한 자료는 지붕에서 75㎛밖에 안 나오는 차와 문턱 아래(로커 패널)에서 430㎛가 나오는 SUV를 같이 들고 있다. 도장 공정에서 부위마다 도료가 다르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측정기가 보여주는 값은 세 층의 합이라는 점이다. 120㎛가 찍혔다고 120㎛를 깎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중 클리어코트는 절반이 안 되고, 그 클리어코트도 전부 깎아서는 안 된다.
측정기의 원리
도막두께 측정기는 바탕 금속까지의 거리를 재는 기기다. 바탕이 무엇이냐에 따라 재는 방식이 다르다.
| 바탕 소재 | 측정 방식 | 비고 |
|---|---|---|
| 철판 (강판) | 자성 유도 — 자석이 철판에 끌리는 세기로 거리를 잰다 | 가장 흔한 차체. 기기 표시는 대개 Fe |
|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 와전류 — 코일이 만든 전류가 금속에 반응하는 정도로 잰다 | 후드·트렁크·수입차 패널에 흔하다. 기기 표시는 NFe |
| 플라스틱·유리섬유·탄소섬유 | 위 두 방식으로는 측정 불가 | 범퍼·스포일러가 여기 해당. 초음파식 별도 장비가 필요하다 |
요즘 디테일링용 기기는 철과 비철을 자동으로 구분해 재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측정기를 대는 순간 바탕이 금속이 아니면 값이 아예 안 나온다. 범퍼에 대고 "고장났다"고 하는 경우가 실제로 많은데, 고장이 아니라 그 기기가 잴 수 없는 소재다.
정확도는 기기 등급에 따라 ±1~3% 정도로 제시된다. 100㎛를 재면 오차 1~3㎛라는 뜻이고, 광택 1회에 깎이는 양과 비슷한 크기다. 그래서 한 번 잰 값으로 몇 마이크론 깎였는지 따지는 것은 무리고, 같은 자리를 여러 번 재서 평균을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숫자 읽는 법
절대값 하나로 판정하기보다 같은 차의 패널끼리 비교하는 것이 실무의 기본이다. 순정 도장은 부위 차가 있어도 인접한 패널끼리는 비슷한 대역에 모인다. 거기서 튀는 값이 정보다.
| 읽힌 값 | 의심할 것 | 대응 |
|---|---|---|
| 주변 패널과 비슷 | 순정 도장 | 클리어코트 여유를 가정하고 계획대로 연마 |
| 주변보다 눈에 띄게 두껍다 | 재도장 — 원래 도장 위에 새 도료가 올라간 상태 | 재도장 클리어코트는 두께·경도가 순정과 다르다. 약한 조합부터 시험 연마 |
| 훨씬 두껍거나 값이 튄다 | 퍼티가 들어간 판금 부위 | 측정기가 퍼티 아래 철판까지를 재므로 값이 크게 나온다. 그 부위는 열과 압력에 약하다 |
| 주변보다 얇다 | 이미 여러 번 광택을 받았거나, 원래 얇은 부위 | 강한 연마 금지. 마벌 위주로 정리 |
| 값이 안 나온다 | 바탕이 금속이 아니거나(범퍼), 퍼티가 아주 두꺼운 경우 | 초음파 장비가 없으면 그 부위는 두께를 모르는 채 작업하는 것이다 |
절대값의 기준선도 있다. 디테일링 자료들은 대체로 80㎛ 안쪽이면 기계 연마를 피하라는 쪽으로 모인다. 한편 컴파운드 1회에 1~3㎛가 깎이고, 자동차 제조사 쪽은 클리어코트 제거량을 누적 8㎛(0.3밀) 안쪽으로 권한다는 계측기 제조사 인용이 있다. 이 두 숫자를 겹쳐 보면 강한 연마는 평생 서너 번이 상한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현실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첫 광택 실습을 시작할 때 측정기를 먼저 들게 한다. 그런데 "왜 재요? 새 차인데"라는 반응이 꼭 나온다. 시연용 차량을 재어 보면 답이 나온다. 후드와 지붕이 30㎛씩 다르고, 한 번 사고가 있었던 펜더는 옆 도어보다 두 배 두껍다. 겉으로는 전부 같은 색, 같은 광이다.
그 다음 배우는 것은 재도장 패널을 순정처럼 연마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재도장 클리어코트는 두께도 다르고, 완전히 경화되지 않은 상태라면 열에 훨씬 약하다. 로터리로 순정 패널과 같은 압력을 주면 그 부위만 태워 먹는다. 측정기가 알려준 "두껍다"는 정보가 "더 깎아도 된다"가 아니라 "조심해라"로 읽혀야 하는 대표적인 경우다.
업계에서 숫자는 잘 공개되지 않는다
업체가 자기 작업의 도막 두께 실측값을 공개하는 일은 거의 없다. 시공 전후 두께를 손님에게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 그래서 "광택 몇 번 받으면 도장이 얇아진다"는 말은 다들 하지만, 실제로 몇 마이크론이 깎였는지 숫자로 확인한 손님은 거의 없다. 이 문서가 두께 범위를 여러 자료의 범위로만 적는 이유도 같다. 공개된 실측 데이터가 적다.
중고차를 볼 때
측정기의 가장 대중적인 용도는 사실 광택보다 중고차 확인이다. 사고 이력이 감춰진 차라도 재도장 패널은 두께로 드러난다. 다만 범퍼는 플라스틱이라 일반 측정기로 못 재고, 순정도 부위 편차가 크므로 한 패널의 한 점이 아니라 여러 점을 재서 패턴을 봐야 한다.
흔한 실수
- 재지 않고 연마를 시작하는 것 — 새 차라도 부위 차가 크고, 재도장 패널은 눈에 안 보인다.
- 측정값을 곧 클리어코트 두께로 읽는 것 — 측정기는 세 층의 합을 보여준다. 클리어코트는 그중 절반이 안 된다.
- "두껍다"를 "더 깎아도 된다"로 읽는 것 — 두꺼운 패널은 대개 재도장이고, 재도장 클리어코트는 순정보다 약할 수 있다.
- 범퍼에 대고 고장이라고 하는 것 — 플라스틱 위 도료는 자성·와전류 방식으로는 잴 수 없다.
- 한 점만 재고 판단하는 것 — 오차가 ±1~3㎛ 수준이고 부위 편차가 크다. 패널마다 여러 점을 재서 평균과 패턴을 본다.
- 알루미늄 패널에서 값이 이상해도 그냥 넘어가는 것 — 기기가 자동 전환이 안 되는 구형이면 비철 모드로 바꿔야 한다. 후드·트렁크가 알루미늄인 차가 많다.
여담
- 도막두께 측정기는 원래 자동차용이 아니라 산업 도장 검사 장비다. 교량·선박·배관의 방청 도장이 규격 두께로 올라갔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먼저 쓰였고, 디테일링 업계가 그 기기를 가져다 쓰는 쪽이다. 그래서 기기 매뉴얼에는 자동차 이야기가 거의 없고, 자동차용 안내는 계측기 회사가 별도로 낸 자료에 있다.
- 측정기가 없던 시절의 방법은 패널 가장자리를 보는 것이었다. 도어 엣지나 몰딩 아래처럼 연마가 덜 닿는 자리와 중앙부의 광 차이, 혹은 이미 색층이 비치기 시작하는 모서리를 보고 남은 두께를 짐작했다. 지금도 측정기가 못 재는 범퍼에서는 이 방법에 의존한다.
- 같은 100㎛라도 순정 도장과 재도장의 경도는 다르다. 공장 도장은 고온에서 굽고, 보수 도장은 상온이나 저온 부스에서 말린다. 그래서 두께가 같아도 연마에 반응하는 속도가 다르고, 측정기는 그 차이를 알려주지 못한다. 두께는 시작점일 뿐이다.